우리가 사 간 과일과 과자를 드시고 계신다.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시며.. 이야기를 나누시는 중간 중간에 사진을 찍었는데, 몇 장 정도 찍고 난 후 우리에게 이제 사진은 그만 찍으라고 하셨다. ‘노인들 사진 찍어서 뭣하냐고.. 필름만 아깝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지만, 그 말을 들으니 마음 한 구석이 씁쓸했다. 이런 환경이 되는 할머니들에게 조차도 나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그러한 슬픔이 너무나도 깊게 깔려 있었다..

집에서는 무얼 하며 지내시냐는 질문에, 특별히 뭘 하겠냐는 듯, 웃으시며.. ‘그냥 텔레비전을 보거나 누워 있지’ 라고 대답하시는 할머니.. 노인정이라는 공간이 없었다면, 할머니들은 그 어디에서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을까..? 공간의 부재.. 할머니들 뒤로는 내일쯤 김치를 담그려고 사 두었다는, 파릇파릇한 배추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