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것이 그렇게 단순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다만 내가 안타까운 것은,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우리와, 단지 좀더 많은 시간을 지냈고 그 때문에 약해졌다는 이유 만으로 우리와 그들이 나뉘어져야하는 것과, 그들이 예전의 우리를 돌보았듯이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돌보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 때문이다. 무엇 거창하게 그들을 위한 일을 벌일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들이 외로워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만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 그리고 우리가 받았던 만큼은 돌려줄 수는 없어도 오히려 그들을 내몰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일. 그렇게 많이 어려운 일일까.

시끄러운 TV 소리 때문에 방문을 열어보니 나의 할아버지는 오늘도 하루종일 TV를 보다가 의자에 앉은 채로 주무시고 계셨다. 할아버지를 깨워 이불 위에 눕게 하면서, 문득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나이를 더해간다는 것에 대한, 그리고 내가 할아버지만큼 세월의 무게를 짊어지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일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 끝을 향해 간다는 것이 언제나 그러할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생을 마감해야하는 순간에 대해서 만큼은 조금 덜 외로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럴 수 있도록, 남아있어야 하는 우리가 그들을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우리도, 그들처럼,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니까.